여름 복분자, 그냥 보양 열매가 아닙니다 — 제가 직접 연구한 약재 이야기
안녕하세요.
겉으로 드러난 증상뿐 아니라, 그 원인이 된 몸과 마음까지 함께 살피는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박봉규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면 시장 좌판에 복분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술로, 즙으로, 또 보양 식품으로 워낙 익숙한 열매죠.
그런데 대부분 "복분자는 정력에 좋다"는 정도로만 알고 계십니다.
오늘은 제가 대학원에서 직접 연구 주제로 삼았던 이 약재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복분자(覆盆子)는 어떤 약재일까요?
복분자(覆盆子, Rubus coreanus Miquel)는 산기슭에서 자라는 장미과 낙엽 관목의 열매입니다.
5~6월에 꽃이 피고 7~8월에 붉게 익는데, 다 익은 것보다 덜 익은 푸른 열매를 따서 말려 약으로 씁니다.
한의학에서 복분자는 맛이 달고 시며, 성질은 따뜻한 약재로 봅니다.
전통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작용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 익신(益腎) — 신장의 기운을 북돋움
- 고정(固精)·축뇨(縮尿) — 정(精)을 다스리고 소변을 조절
- 빈뇨·야뇨, 시력 저하, 피로(노쇠) 등에 활용
즉 복분자는 단순한 여름 보양 열매가 아니라, 신장과 정기(精氣)를 보하는 오래된 약재입니다.
한의사가 왜 복분자를 실험실에서 들여다봤을까요?
저는 늘 한 가지 마음을 갖고 진료합니다.
'내가 모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래 써온 약재라도, 몸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과학의 언어로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경희대학교 대학원(기초한의과학과)에서 복분자를 주제로 석사 학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는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에 복분자 추출물을 농도별로 처리하고, 세포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복분자 추출물이 세포가 스스로 정리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세포사멸, apoptosis)에 관여하는 여러 신호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꼭 짚어드릴 점이 있습니다.
이 연구는 실험실 배양접시 속 세포 단위의 기초 연구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 연구가 아니며, 복분자로 특정 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약재가 몸에서 작동하는 '원리'를 들여다본 한 걸음일 뿐입니다.
이 연구가 제 진료에 남긴 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연구 하나로 무엇이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에게는 분명한 태도 하나가 남았습니다.
약재 하나도 가볍게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흔하고 익숙한 복분자조차 들여다보면 이렇게 복잡한 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하물며 한 분 한 분께 처방하는 보약, 공진단, 맞춤 한약은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늘 되새깁니다.
근거를 확인하고, 공부하고, 그래서 꼼꼼하게 —
제가 진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마치며
복분자처럼 익숙한 것도, 깊이 들여다보면 늘 새로운 면이 보입니다.
환자분의 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늘 있던 증상"이라고 가볍게 넘기지 않고, 왜 그런지부터 제대로 찾는 것 —
그게 제가 매일 이 자리에 앉아 지키려는 약속입니다.
몸이 불편하시거나, 보약·체질 관리가 궁금하시다면 언제든 편하게 문을 두드려 주세요.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박봉규 올림
참고 문헌
박봉규. 「Rubus coreanus miquel의 MCF-7 세포주에 대한 세포사멸 기전」. 경희대학교 대학원 기초한의과학과 한의학 석사학위논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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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검토: 2026년 7월 8일 — 박봉규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