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부른 지방간, 백화사설초가 도울 수 있을까 — 제 박사학위 연구 이야기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한방주치의 부산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박봉규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글을 준비했습니다. 제가 2026년 2월,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한의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제출한 논문을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논문 제목은 「고지방식이로 유도된 대사이상연관 지방간질환 개선에 대한 백화사설초의 효능 연구」입니다. 어려운 제목이지만, 쉽게 말하면 “기름진 식사로 살이 찌고 간에 기름이 끼었을 때, 백화사설초라는 한약재가 어떤 변화를 주는가”를 동물·세포 실험으로 살펴본 연구입니다.
비만은 ‘살’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느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성인 8명 중 1명이 비만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비만이 여러 대사 질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그중 하나가 대사이상연관 지방간질환(MASLD)입니다.
- 술을 거의 안 드셔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입니다.
- 처음에는 단순 지방간이지만, 방치하면 지방간염 → 간 섬유화 → 심한 경우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비만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간에 지방이 더 잘 쌓이고,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더해지며 악화됩니다.
즉 살, 혈당, 혈중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 그리고 간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한 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백화사설초(白花蛇舌草)란?
백화사설초(Hedyotis diffusa)는 꼭두서니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흰 꽃이 피고(白花), 잎이 뱀의 혓바닥을 닮았다 하여(蛇舌) 붙은 이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성질이 감(甘)·한(寒)하여 간(肝)·비(脾)·위(胃)에 작용하며, 청열해독(淸熱解毒)·이습통림(利濕通淋)의 효능이 있다고 봅니다. 전통적으로 간염·황달 같은 염증성 병증에 쓰여 왔고, 간세포 보호와 관련된 작용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비만은 비허(脾虛)·간울기체(肝鬱氣滯)로 생긴 습담(濕痰)·습열(濕熱)과 관련이 깊습니다. 그래서 청열해독·이습의 효능을 지닌 백화사설초가 비만·지방간 개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연구했나
이 연구는 실험동물(생쥐)과 세포를 이용한 기초 연구입니다.
- 생쥐를 세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① 일반식이(정상), ② 고지방식이(비만 유도), ③ 고지방식이 + 백화사설초 추출물.
- 백화사설초 추출물을 6주간 먹이며 체중·혈당·혈중 지질·내장지방·간을 비교했습니다.
- 추가로 지방세포(3T3-L1)를 이용해, 백화사설초가 지방이 쌓이는 과정에 직접 미치는 영향도 살폈습니다.
무엇을 확인했나 — 다섯 가지 변화

1. 체중 — 덜 먹여서가 아니었습니다
백화사설초를 먹인 그룹은 고지방식이만 먹은 그룹보다 체중 증가가 뚜렷하게 완만했습니다(10주 후 약 44g → 36g). 흥미롭게도 먹는 양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굶겨서가 아니라, 에너지 대사 자체를 조절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2. 혈당과 포도당 처리 능력
공복 혈당이 유의하게 낮아졌고(약 257 → 226 mg/dL), 포도당을 처리하는 능력도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인슐린 감수성 개선과 관련된 신호로 해석됩니다.
3. 혈중 지질(콜레스테롤·중성지방)
- 중성지방(TG)이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 나쁜 콜레스테롤(LDL-C)도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
- 좋은 콜레스테롤(HDL-C)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통계적으로는 경계 수준).
4. 내장지방과 지방세포
복부 내장지방 무게가 고지방식이 그룹의 약 5배에서 크게 줄었고, 지방세포 하나하나의 크기도 작아졌습니다. 세포 실험에서도 백화사설초는 지방이 쌓이는 과정을 억제했습니다(세포 독성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5. 지방간 — 가장 주목한 부분
고지방식이 그룹의 간에는 기름방울이 가득 찼고 간 무게도 늘었습니다. 반면 백화사설초 그룹은 간의 지방 축적이 줄고, 간 무게가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백화사설초가 간 보호와 지방간 진행 완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 연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연구는 동물과 세포를 대상으로 한 기초 연구입니다.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적정 복용량·기간·안전성을 확인하는 사람 대상 임상 연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약재 역시 오래 복용할 때는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비만·혈당·혈중 지질·지방간이라는 여러 문제에 백화사설초가 동시에 작용할 가능성을 동물·세포 수준에서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비만과 대사질환은 한 가지만 잡아서는 풀리지 않기에, 이런 다각적 접근은 의미가 큽니다.
마치며
저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한 분 한 분의 몸과 마음을 함께 살피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진료가 더 안전하고 정확해지도록, 이렇게 공부와 연구를 멈추지 않으려 합니다.
체중이 잘 빠지지 않거나, 건강검진에서 지방간·콜레스테롤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함께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문을 두드려 주세요.
끝까지 듣고, 한 분 한 분 정성껏 살펴드리겠습니다.
우리동네 한방주치의,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박봉규 올림.
출처 및 참고 자료
박봉규. 「고지방식이로 유도된 대사이상연관 지방간질환 개선에 대한 백화사설초의 효능 연구」 (Investigation of the effects of Hedyotis diffusa Willd. on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MASLD) in HFD-induced mice).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과 박사학위논문(지도교수 장보형), 2026.
원문 보기: RISS 학술연구정보서비스
※ 본 내용은 실험동물·세포 실험 결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며 특정 치료를 권유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의 판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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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한의학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반드시 한의사 진료를 통해 결정해 주세요.
마지막 검토: 2026년 6월 26일 — 박봉규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