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부쩍 늘었다면 — 가을 탈모, 다 같은 탈모가 아닙니다
목차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한방주치의 부산 경희미르애한의원입니다.
아침 베개에 남은 머리카락, 샤워 후 배수구에 모인 머리카락이 요즘 부쩍 늘었다면 — 계절의 영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맘때는 일 년 중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빠지는 시기이고,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휴지기 탈모입니다.
다만 "가을이라 그런가 보다"로 넘기면 안 되는 탈모도 그 속에 섞여 있습니다. 오늘은 가을에 머리가 더 빠지는 이유, 지켜봐도 되는 탈모와 확인이 필요한 탈모를 가르는 기준,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점검법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머리카락에도 계절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한 가닥 한 가닥이 자라는 시기(성장기)와 쉬는 시기(휴지기)를 반복하고, 휴지기를 마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입니다. 전체 모발의 85에서 90퍼센트는 자라는 중이고, 10에서 15퍼센트쯤은 쉬는 중입니다. 그래서 하루 50개에서 100개 정도는 원래 빠집니다. 머리를 감는 날에는 며칠 치가 한꺼번에 빠져나와 더 많아 보입니다.
가을에 유독 많이 빠지는 것은 이 휴지기 모발의 비율이 계절을 타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여성들을 여러 해에 걸쳐 관찰한 연구들에서, 여름이 끝날 무렵 휴지기 모발 비율이 가장 높아지고 그 두어 달 뒤 빠지는 양이 늘어난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습니다. 여름 내 강한 자외선과 땀·피지로 두피가 지쳐 있던 것까지 겹치면, 이맘때 "숱이 준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은 생각보다 흔한 일입니다.
지금 빠지는 머리는 두세 달 전 몸의 일입니다
진료실에서는 "언제부터 빠졌는지"만큼 "두세 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여쭙습니다. 머리카락은 몸이 힘들다고 그날 바로 빠지지 않습니다. 몸에 큰일이 생기면 자라던 모발이 한꺼번에 쉬는 시기로 넘어가고, 두세 달을 쉰 뒤에야 빠져나옵니다. 지금 빠지는 머리는 지금의 문제가 아니라, 두세 달 전 몸 상태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되짚어볼 만한 일들은 이렇습니다.
- 급격한 다이어트 — 짧은 기간에 체중을 많이 줄이면, 몸은 생존에 덜 급한 머리카락부터 아낍니다. 몇 달 뒤 탈모로 나타나 놀라서 오시는 분들을 진료에서 종종 봅니다. 굶는 방식의 감량이 왜 몸을 상하게 하는지는 한방 다이어트 오해 글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 출산 — 산후 탈모가 대표적입니다. 출산 두세 달 뒤부터 확 빠지기 시작해 산모님들을 놀라게 하지만, 몸 회복과 함께 대부분 돌아옵니다. (산후보약 글 참고)
- 고열·수술 — 심하게 앓았거나 수술을 받은 뒤에도 같은 시차를 두고 옵니다.
- 큰 스트레스 — 일이나 가족 문제처럼 마음을 오래 누르던 시기가 지나고 나서야 빠지기 시작합니다.
무더위에 입맛을 잃고 제대로 못 드신 것, 열대야에 잠을 설친 것도 몸에는 소모로 쌓입니다. 늦여름 만성피로 글에서 다룬 그 소모가 가을 탈모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다 같은 탈모가 아닙니다 — 세 갈래로 나눠 봅니다
같은 "머리가 빠져요"라도 갈래가 다르면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휴지기 탈모 — 위에서 말씀드린 유형입니다. 머리 전체에서 고르게 빠져 숱이 줄고, 어느 한 곳만 동그랗게 비지 않습니다. 원인이 지나가면 대부분 회복됩니다.
- 유전성(안드로겐성) 탈모 — 갑자기 왕창 빠지기보다 서서히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남성은 이마선과 정수리부터, 여성은 가르마 폭이 점점 넓어지는 모양으로 진행됩니다. 빠지는 개수보다 새로 나는 머리카락이 가늘고 힘이 없어지는 것이 핵심 신호입니다.
- 원형탈모 — 동전처럼 경계가 뚜렷한 빈자리가 생기는 유형입니다. 면역이 모근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반응으로, 계절 탈모와는 갈래가 전혀 다릅니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한 가지는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원형탈모의 빈자리가 여러 곳으로 번지거나, 숱이 주는 것과 함께 유난히 피로하고 추위를 타거나 생리량이 달라졌다면 갑상선 기능이나 철분(페리틴) 부족이 뒤에 숨어 있는 경우가 있어, 혈액검사로 먼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겉보기에는 똑같은 가을 탈모처럼 보여서, 검사 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자가 점검 세 가지
혼자서는 어떻게 확인할까요. 도구 없이 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 당겨보기 검사 — 마른 머리에서 머리카락 쉰 가닥쯤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뿌리에서 끝 쪽으로 부드럽게 당겨봅니다. 여섯 가닥 이상 힘없이 딸려 나오면 탈모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두세 군데 자리를 바꿔 해보세요.
- 빠진 머리카락의 뿌리 관찰 — 뿌리 끝에 하얗고 둥근 몽우리가 붙어 있으면 쉬는 시기를 다 마치고 빠진 정상 탈락입니다. 뿌리 없이 중간이 끊겨 있다면 빠진 것이 아니라 끊어진 것이라, 파마·염색·드라이 손상 쪽을 봐야 합니다.
- 한 달 간격 사진 비교 — 같은 자리, 같은 조명에서 가르마와 정수리를 찍어 비교합니다. 하루하루 빠지는 개수를 세는 것보다, 가르마 폭과 숱의 추세를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봅니다
한의학에는 발위혈지여(髮爲血之餘)라는 말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혈(血)의 나머지 — 몸의 혈이 넉넉해야 그 여유가 머리카락까지 간다는 뜻입니다. 출산·무리한 다이어트·오랜 과로 뒤의 탈모를 혈허(血虛)로 보는 이유입니다. 나이가 들며 서서히 힘을 잃는 모발은 신(腎)의 기운이 약해지는 흐름과 연결해 봅니다.
그래서 치료도 두피만 보지 않습니다.
- 한약 — 소모된 기혈을 채우고, 탈모의 배경이 된 몸 상태(산후 회복·과로·소화 흡수력)를 함께 회복하는 방향으로 처방합니다.
- 침 — 두피와 목·어깨의 긴장을 풀어, 두피로 가는 혈류를 돕습니다.
- 생활 점검 — 식사·수면·감량 속도를 함께 조정합니다. 몸의 소모가 멈춰야 모발도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가을 두피 관리 다섯 가지

- 저녁에 감기 — 하루 동안 두피에 쌓인 땀과 피지, 먼지를 씻어내고 자는 쪽이 두피에는 낫습니다. 아침에만 감으신다면 순서를 바꿔보세요.
- 미지근한 물로, 손끝으로 — 뜨거운 물은 두피를 더 건조하게 만듭니다. 손톱이 아니라 손끝 지문 부분으로 두피를 문지르듯 감습니다.
- 젖은 머리로 자지 않기 — 젖은 모발은 약해서, 베개에 눌리고 비벼지며 상합니다. 꽉 묶는 머리도 같은 이유로 당분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단백질과 철분 챙기기 — 머리카락의 주성분은 단백질(케라틴)입니다. 달걀·생선·두부·살코기와 철분이 든 음식을 끼니마다 조금씩 챙겨보세요.
- 감량 속도 늦추기 — 다이어트 중이시라면 속도를 점검할 때입니다. 한 달에 체중의 5퍼센트를 넘는 감량이 이어지면 모발이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루에 몇 개까지 빠지는 게 정상인가요?
50개에서 100개까지는 정상 범위입니다. 감는 날은 며칠 치가 몰려 나와 더 많아 보이니, 개수보다 몇 주간의 추세를 보시는 것이 낫습니다.
Q. 가을에 늘어난 탈모는 언제쯤 돌아오나요?
계절 요인의 휴지기 탈모는 대개 서너 달에 걸쳐 잦아듭니다. 여섯 달이 지나도 계속 심해진다면 다른 갈래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샴푸를 바꾸면 좋아지나요?
샴푸는 두피 환경을 관리하는 수단이지, 탈모의 원인을 치료하지는 못합니다. 자극이 적은 제품이면 충분하고, 원인 확인이 먼저입니다.
Q. 검은콩이나 맥주효모는 효과가 있나요?
특정 식품이 탈모를 되돌린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식품보다 단백질·철분이 고른 식사가 모발에는 더 도움이 됩니다.
Q. 산후 탈모는 언제까지 가나요?
출산 두세 달 뒤 시작해, 대부분 아이 돌 무렵까지는 회복됩니다. 그 뒤에도 계속 빠진다면 빈혈이나 갑상선 등 다른 원인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정수리가 훤해지는 유전성 탈모도 한의원에서 되나요?
유전성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 의학적 치료는 따로 있습니다. 한의원은 그와 별개로, 몸의 소모나 두피 환경처럼 탈모를 부추기는 조건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Q. 한의원에서는 어떤 순서로 보나요?
두세 달 전 몸의 일(출산·감량·큰 스트레스·앓은 병)부터 확인해 탈모의 갈래를 나눕니다. 소모가 원인이면 공진단·보약 프로그램처럼 기혈을 채우는 치료와 생활 조정을 함께 진행합니다.
의료 정보 안내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한의학 건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참고 자료이며, 개별 환자의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반드시 한의사 진료를 통해 결정해 주세요.
마지막 검토: 2026년 8월 16일 — 강상모 원장